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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미션] 대파괴캠 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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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더 2025. 3. 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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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괴캠 본편 이전 시점, PC2의 백스토리에 대한 로그입니다.

 

설지(@rotlea_TRs)님 커미션으로 작성했습니다.

 

대파괴캠 (누가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나) 1부와 PC2 비밀에 대한 스포가 있습니다.

 

 

 

 

 

 

 

 

!! 스포주의 !!

 

 

 

 

 

 

 

 

 

판도라의 상자라는 말이 있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위험한 비밀. 알게 되면 불행해지는 비밀을 그렇게 부른다.

 

나는 왜.

그 상자를 열어버리고 만 것일까.

 


 

 

예정된 운명이라기보다는 지독한 우연이라고 포장하고 싶다. 그래. 모든 것은 우연이었다. 서궁 회의를 마치고 문득 어머니를 뵙고 싶어져서 찾아간 어느 평범한 날. 어머니를 찾으며 복도를 걷다가, 평소에 잘 쓰지 않았던 것 같은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을 뿐이었다.

 

“-과연, 현명하신 결단입니다.”

저희는 이리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위대한 고룡이시여.”

 

살짝 열린 틈으로 빛과 함께 새어 나오던 낯선 이들의 목소리에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어머니의 손님일까. 무슨 이야기일까? 그저 약간의 호기심이었다.

 

그래. 모든 학문의 시조는 길을 잘못 들었다. 그 옛날 그에게 경고했듯, 이제 나 무한룡은 반역자가 되어, 그를 적으로서 마주하겠다.”

 

아직도 그 말을 들었을 적의 감정이 생생했다. 문 너머로 흘러나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숨이 막히는 것만 같았지. 반역? 반역이라니? 내가 잘못 들었나? 말의 무게를 모르는 분이 아니신데. 그렇다면 대체 왜? 어머니께선 내가 서궁의 일원임을 잘 알고 계시잖아. 내게 들키면 어쩌시려고? 내가 주군께 고하지 않으리라 생각하신 건가? 그도 아니면 나까지 끌어들이실 생각인가? 혼란스러움에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제멋대로 심장이 쿵쿵 뛰어대고, 방 안에서 들려오는 여러 명의 목소리가 어지럽게 섞이고…….

 

용이시여. 선행자를 비추는 초롱역시 우리의 계획에 참여합니까?”

그럴 생각은 없다. 그 얘기는 그만하지.”

 

그러던 차에 들려왔던 내 이름. 이어지는 어머니의 차가운 단언. 마치 내 이야기는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는 투였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

 

. 몰려오는 두려움에 울었던 것도 같았다. 흐느끼는 울음소리가 새어 나올 것만 같아서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었지. 어머니. 왜요? 어째서인가요? 대체 무슨 이유로 이러시는 거예요? 저는, 저더러 어떻게 하라고. 들키면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요? 저는, 주군과 어머니 중 한쪽을 택해야만 하나요? 그런 건가요? 공포에 잠식된 머리가 두서없이 그런 생각을 뱉어냈었고……. . 그 뒤로는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오직, 내가 그날 들었던 말을 모조리 부정하고 싶다는 감정만이 명확했다. 아니길 바랐다. 아니어야 했다. 당신이 그럴 리가 없다는 부정. 반역자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확정. 지금 어머니의 방에 숨어들어 책상을 뒤지려 하는 것도 전부 그래서였다. 차마 직접 물어볼 자신은 없었으니까.

 

죄송해요, 어머니. 저는 그저 당신을 믿고 싶어서-

 

플라티스 코든.”

 

책상 서랍에 손을 대려는 그 순간, 등 뒤에서 분노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 그래도 잔뜩 긴장해 있던 몸이 화들짝 놀라 그대로 주저앉았다. 다시금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어머니의 대화를 엿들었던 그날처럼.

 

천천히 뒤를 돌자, 여태 본 적 없는 표정을 짓고 있는 어머니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봐왔던 그 어떤 때보다 화가 나 있는 얼굴. 그 모습이 조금 두렵게 느껴졌다.

 

여기는 왜 들어온 것이냐? 내 누누이 말하지 않았느냐, 이곳에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 어머니, 저는-”

"이곳에 다시는 들어오지 말거라. 알겠느냐!“

 

그냥 나가라고만 하셔도 되었을 텐데,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시는지 알 수가 없었다. 방 밖으로 나와 문 앞에 가만히 서서 괜히 서러움이 몰려왔다. 그런 건가요, 어머니? 정말로 반역을 저지를 생각이어서, 제게 알릴 생각조차 없으셔서 이렇게 차갑게 축객령을 내리시는 건가요? 제가제가, 어머니에게 딸이긴 한가요? 저를 사랑하시는 게 맞나요? 사랑한다면, 어째서 제겐 권유조차 하지 않으셨나요? 차라리 어머니를 따라 대법전을 적대하라 하셨으면 기꺼이 그렇게 했을 텐데. 얼마든지 반역자가 될 수 있었을 텐데.

저는, 저는…….

 

 

.

의심은 이미 마음에 퍼졌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