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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를 할 거면 제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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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힌더 2025. 3. 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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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기카로기아 팬 시나리오
종이 인형의 미궁 스포
 
 
 
pc가 미친 짓 하는 로그입니다. 합의 하에 진행했으며 제 pc는 원래 좀 또라이입니다.
폭력 묘사 많습니다. 세션에서 못한 거 자세히 쓰려고 쓴 로그라서(...)
대사 일부 가감 및 각색 있음.
검사기만 돌리고 퇴고는 안 함.
 
 
요약 : 서휘령이 또 서휘령 했음.
 
 
 
 
 
 
 
 
 
 
 
 
 
 
 
 
 
 
 
 
 
 


 
왜 안 오지.
 
심심찮게 오간다고 들은 것치고 코빼기도 안 보이는 관리자를 가만히 기다렸다. 손으로는 이제 멍때리면서도 할 수 있는 반복 노동을 하며, 감각을 곤두세웠다. 아는 얼굴이 지나가는지. 낯선 발소리가 들리는지... 하하. 나를 여기 처박아두고 어디서 뭘 하시길래 그리 바쁘신지-
 
“오셨습니까.”
 
아. 왔구나. 감독관 놈들의 정중한 목소리가 들렸다. 미궁의 주인이 왔다면 좀 더 큰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었겠지. 그러니 지금 이곳에 온 건 필시 ‘관리자’일 것이다. 고개를 들어 익숙한 얼굴을 확인하고, 나는 벌떡 일어나서 그에게 다가갔다. 마소를 채취하던 다른 마법사들이 경악한 눈으로 날 보든 말든. 난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이 아니었다.
 
“관리자님.”
“무슨 일이지?”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나는 방긋 웃으며 다가가서, 감히 노예 주제에 관리자님의 앞길을 막고 말을 붙였다. 소문대로 자비로우신 관리 님은 손짓만으로 나를 치워내는 짓거리는 하지 않았다. 오히려.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라.”
 
친절하게 충고까지 덧붙였다. 와. 감읍해서 절이라도 해야겠네. 나는 실소가 새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으며 말대꾸했다.
 
“쓸 데 있는 말이면 어쩌려고 그러세요?”
“쓸 데 있는 말이라.”
 
그의 낮은 목소리가 동굴에 울렸다. 아. 어느새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하긴. 이거 지금 그거지? 알바하는 중에 옆 테이블에서 아침드라마 대사 친 상황? 모든 알바생이 조용히 할 일 하는 척하면서 다음 대사를 듣기 위해 숨죽이고 귀를 기울이는 그런 광경. 아. 그래요. 제가 오늘 여러분의 끝내주는 컨텐츠가 되어드릴 테니 기대하시길.
 
“네가?”
 
관리자의 냉랭한 답에,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던 감독관들이 낄낄 처웃었다. 위대하신 관리자님께선 그들을 딱히 제지하지도 않았다. 하. 그에게 염화로 툴툴댔다.
 
[저기요. 나 이러려고 살렸어요? 협조 좀 하죠?]
 
이거 아주 악역이 따로 없네. 누가 봐도 악역스러운 포스가 느껴져. 경력자라 이건가? 아주 서적경 다 됐네? 서경이랑 서적경이 한 글자 차이라는 농담이 진짜일 줄은 몰랐네? 속으로 그렇게 비꼬는 동안 답이 돌아왔다.
 
[쓸모 있는 말이면 더더욱 이렇게 이목 많은 곳에서 말할 일이 아니지 않나?]
[어디 조용한 곳으로 끌고 가든가요.]
[만좌중에 손 들고 따라온 건 너다. 비켜. 이러고 있는 것도 수상해 보일 테니.]
 
관리자는 내 말을 쌩 무시하고 그대로 나를 지나쳐갔다. 감독관 놈들의 비웃음 소리가 더 커졌다. 아. 생각보다 협조를 안 해주시네. 날 억지로 노예 계약서에 서명시킬 때부터 알아봤지만, 진짜 제멋대로 굴어.
 
그렇다면.
나도, 제멋대로 좀 굴어보지 뭐.
 
“제가 마법을 못 쓰는 거지, 손발이 묶인 게 아닌데.”
 
나는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리고, 관리자의 팔을 붙잡아 그대로 바닥에 메다꽂았다. 별로 어렵지도 않았다. 서경은 마법전의 달인이지 몸싸움의 달인이 아니니까. 그리고 나는 체술 좀 하는 방문자지.
 
“이제 좀, 내 말을 들어 줄 기분이 됐어요?”
 
나는 유쾌하게 중얼거리며 쓰러진 관리자를 내려다보았다. 관리자는 비명을 지르지도, 앓는 신음을 흘리지도 않았다. 일순 2층 전체가 침묵에 걸린 것처럼 싹 조용해졌다. 낄낄대던 감독관 놈들과 마법사들이 헛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리고.
 
“저, 저 미친놈이!!”
“저게 돌았나!!”
“이 새끼가!!”
 
감독관 놈들과 미궁의 괴물들이 일제히 나를 향해 달려왔다. 아. 이런 거 영화에서나 봤는데. 어쩐지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는 그 광경을 보며 피식 웃었다. 십칠 대 일의 패싸움 전설의 도입부 같아서였다. 물론, 나는 저것들을 다 때려눕히려고 이러는 게 아니니 적당히 져 주어야겠지만.
 
“감당할 각오는 됐고?”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관리자가 옷을 툭툭 털었다. 뭐, 자업자득. 전문 용어로 스불재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내가 감당할 일이었다. 하지만 괜히 [알아서 해 주시겠죠? 위대하신 관리자 님?^^] 같은 염화를 보내며 웃었다. 관리자는 답하지 않았다. 한발 물러서서 관조할 뿐이었다. 그래요. 아직 댁이 나서실 때 아닙니다.
 
나는 날렵하게 몸을 움직여서 내게 주먹을 내지르는 감독관의 공격을 그대로 흘려냈다. 발을 걸어 바닥에 그대로 넘어트리고, 구두 굽으로 짓눌렀다. 아. 이 새끼. 어제 나한테 배식 안 준다고 했던 놈이네. 잘 됐다. 나는 감정을 있는 대로 실어 밟으며 소리쳤다.
 
“개자식. 한국인에게 밥 안 준다는 말은 사형선고거든?? 이게 뒤질라고!!”
“이게 감히, 관리자님께, 아야, 아아아악!!”
“감히 뭐? 감히 이러면 어쩔 건데?”
 
나는 신나게 소리치다가, 허리를 숙여 뒤쪽에서 다가온 다른 감독관의 손길을 피했다. 폴짝 뛰어 거리를 벌리고 한 바퀴 빙글 돌아 그의 복부를 차 버렸다. 컥, 하는 소리와 함께 그가 멀리 나가떨어졌다. 아. 이렇게 몸 쓰는 거 오랜만이다. 꽤 즐거웠지만 대치가 너무 길어지면 그만큼 보복도 길어질 것을 알기에, 나는 다음 공격을 순순히 맞아주었다. 의도적으로 비틀거리던 다리가 꼬이고, 그대로 바닥에 엎어졌다. 아야. 동굴 아니랄까 봐 울퉁불퉁해서 개 아픈데-
 
“이 새끼가!!”
 
나한테 밟혔던 놈이 씩씩대며 다가와 등을 아작낼 듯 잘근잘근 밟아댔다. 각오했던 일인데도 순간적으로 컥, 소리가 나왔다. 하긴. 각오했어도 아픈 건 아픈 거지. 감당할 준비가 된 거랑, 내 통각이 집 나가는 거랑 같나. 분노에 찬 발길질을 견디고 있자니, 머리채가 쭉 들려졌다. 반사적으로 표정이 팍 구겨졌다. 습, 이거 은근 아픈데. 여고에서도 안 해본 머리채 잡기를 여기서 다 당해보고-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고개가 왼쪽으로 휙 돌아갔다. 뺨에 둔탁한 통증이 한발 늦게 찾아들었다. 골이 조금 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면 주먹으로 팼나 본데. 입안에서 비릿한 쇠 맛이 느껴지는 것으로 보아 터진 것 같았다. 퉤, 하고 피 섞인 침을 바닥에 뱉고는 피식 웃었다.
 
“하하, 더, 해보든가.”
 
허. 어이없다는 투의 실소가 누군가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러자 이번에는 고개가 반대로 돌아갔다. 아. 이번 건 좀 아팠다. 도발은 괜히 했나? 복부를 가격당하자 뒤늦게 그런 후회가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뭐. 이 정도는 견딜 만했다. 오히려 ‘더 간단하게 나를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을 두고 굳이 손발을 사용하는 이들의 야만적인 행태에 감사했다. 분풀이에는 원래 직접적이고 물리적인 타격이 더 효과적이긴 하지. 나는 더 못 견디겠다는 듯 힘없이 축 늘어졌다. 이쯤 해라 새끼들아.
 
“끌고 와.”
 
그 한마디만을 남기고, 관리자는 등을 돌려 걸어갔다. 그렇지. 타이밍 좋고. 그 말에 감독관 놈들이 내 팔을 뒤로 꺾어 단단히 구속했다. 윽. 어깨고 팔이고, 어디 하나 빼놓지 않고 아린 탓에 반사적으로 신음이 흘렀다. 감독관들이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나를 질질 끌고 갔다. 끌려가는 도중, 초조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보는 티티아나 씨와 눈이 마주쳤다. 아. 그러시지 않아도 되는데. 괜찮아요. 나는 그렇게 말하는 대신에 옅은 웃음을 흘렸다.
 
일 년 전쯤 목이 베였던 적이 있었지. 칼로 심장을 찔린 적은 두 번이었다. 그보다 더한, ‘기어스’에 의한 고통을 겪은 건 하루가 채 안 됐다. 뭐, 사실 처음도 아니었다. 기절할 때까지 기어스로 괴롭혀진 건, 몇 달 전의 일이더라?
 
그러니까. 괜찮았다. 아프긴 한데 이 정도는 견딜 만했다. 기어스가 훨씬, 더, 아팠으니까. 그러니 티티아나 씨.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혹시라도 절 구하거나 도와주실 생각은 마시고요. 전 당신의 말대로, 정보를 알아내러 가는 것뿐이니까요. 관리자 놈과의 독대가 필요할 뿐이에요. 하하. 이렇게 말해 줄 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해요. 걱정하지 말고 조금만 기다려줘요.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 볼 테니.